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의 인공지능 챗봇 ‘그록(Grok)’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머스크는 최근 그록이 정치폭력 통계 질문에 “2016년 이후 우파발 폭력이 더 많았다”는 답을 내놓자 직접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개 비난했고, 곧바로 “모델 전체를 다시 쓰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가 자신의 정치적 시각을 AI에 주입하려 한다는 비판과 함께, AI의 공정성과 사실성에 대한 근본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레거시 미디어 따라 한다” 머스크의 불만

그록의 논란은 X(옛 트위터)에서 한 사용자가 정치적 폭력 문제를 묻자 “우파에서 더 많았다”는 답변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머스크는 즉각 “큰 실패(Major fail)”라며 “레거시 미디어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문제는 그록이 근거로 내세운 자료가 미국 국토안보부(DHS) 등 공공기관 통계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모든 잘못된 데이터를 걷어내야 한다”며 새로운 모델을 7월 초까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 전문가들 “머스크의 세계관 반영 우려”

머스크의 발언과 계획은 AI 연구자들에게 큰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UC버클리의 AI 연구자 데이비드 에번 해리스는 CNN에 “이건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중요한 싸움의 시작”이라며, AI가 “사실을 말해야 하는가, 아니면 개발자가 마음대로 편향을 주입할 수 있는가”가 핵심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 AI의 ‘편향’과 머스크의 입김

머스크가 자신의 세계관을 그록에 반영하려 한다는 의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5월에는 전혀 무관한 질문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 대학살(white genocide)’ 음모론을 언급

이후 xAI 측은 “무단 수정이 새벽 시간에 코드에 적용돼 정책 위반 응답이 나왔다”고 해명

머스크 본인은 남아공 출신으로, 이 이슈에 대해 개인적 주장을 반복해온 바 있다.

xAI 내부자들도 “머스크가 본인 시각으로만 모델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CNN에 “그의 직접적인 개입은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 “전체 재학습? 비용도 크고 위험”

AI 전문가들은 모델을 머스크의 입맛에 맞게 통째로 재학습하면 성능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히어(Cohere) 공동창업자 닉 프로스트: “사용자가 머스크와 똑같이 생각하지 않으면 더 나쁜 경험이 될 것”

“많은 데이터를 삭제하고 머스크가 원하는 것만 넣으면 편향이 심해지고 성능 저하”

프로스트는 구글, 오픈AI, 메타 등 경쟁사들도 편향을 줄이려 모델을 지속 업데이트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데이터를 빼려고 처음부터 다시 학습하는 건 돈도 많이 들고 오히려 유저 경험을 해친다”고 말했다.

✅ xAI가 선택할 ‘빠른 방법’

완전 재학습 대신 ‘프롬프트 설계(prompting)’나 ‘가중치 조정(weighting)’으로 특정 답변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프롬프트: 질문에 특정 방식으로 답하게 지시

가중치 조정: 특정 주제에서의 판단 기준 강화

버밀리오(Vermillio)의 CEO 댄 닐리는 “xAI는 문제 영역을 식별하고, 그 부분의 라벨링과 가중치를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모델의 편향은 불가피하지만…”

머스크는 그록을 “최대한 진실 추구(maximally truth seeking)” 챗봇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AI가 사용하는 데이터 자체가 이미 인간 사회의 편향을 반영하고 있다.

닐리는 CNN 인터뷰에서 “AI가 전부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야 한다면 현실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인터넷의 정보는 이미 특정 관점을 갖고 있다. 이게 AI의 한계”라고 말했다.

✅ AI의 미래: 각자 취향 챗봇 시대?

전문가들은 머스크식 AI가 자칫 “자신의 정치적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는 개인화된 챗봇”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프로스트는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념을 그대로 돌려받기 위해 언어모델을 쓰는 게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과 작업 수행을 원한다”고 말했다.
닐리는 “결국 사람들은 믿을 만한 정보원을 찾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이 매우 혼란스럽고, 심지어 민주주의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한 문장 요약

“머스크가 AI 챗봇 ‘그록’을 자신의 시각에 맞춰 개편하려 한다는 논란이 확산되며, AI의 공정성과 편향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