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상징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만 달러 선 아래로 밀려났지만, 장기 전망을 둘러싼 낙관론은 오히려 더 힘을 얻고 있다. 단기 조정과 별개로 “향후 5년 안에 비트코인이 50만 달러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장기 구조 변화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하지만 일부 글로벌 금융기관과 디지털 자산 분석가들은 이번 하락을 구조적 약세의 신호라기보다, 상승 국면 중 나타나는 정상적인 가격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도 비트코인은 제도권 편입이나 새로운 투자 수단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급등과 급락을 경험해왔다는 점이 다시 거론된다.
장기 강세론의 핵심 논리는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비트코인의 비중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전통 자산과의 조합을 통해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금과 같은 대체 자산과 비교해도, 디지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관 투자자 기준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되는 ETF는 장기 투자 성향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통로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기 시세보다 중장기 수급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단기 매매 중심의 시장에서 점차 장기 보유 성격의 자금 비중이 커질 경우, 가격 변동성은 줄고 추세는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낙관론이 무조건적인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 목표 가격이 유지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당한 변동성과 조정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글로벌 금리 환경, 규제 정책, 위험자산 선호도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가격 경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전망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이 ‘가격 예측’이 아니라 ‘역할 변화’에 있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이 투기적 자산에서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향후 5년을 가르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결국 10만 달러 붕괴는 장기 흐름의 종착점이 아니라 중간 과정에 가깝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비트코인이 다시 고점을 회복할지, 혹은 더 긴 조정 국면에 들어설지는 단기적으로 예측하기 어렵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미 ‘오늘의 가격’보다 ‘2030년의 위치’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