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 교전 중단과 단계적 철군, 인질 전원 석방이 골자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앞장선 가운데, 그는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다”며 합의 이행 시점을 직접 언급했다. 노벨평화상 발표를 하루 앞둔 시점이라 정치적 의미도 커졌다.

▲“13~14일 인질 전원 석방”…합의 이행 일정 공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무회의에서 “어젯밤 중동에서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남아 있던 모든 인질이 월요일(13일) 또는 화요일(14일)에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8일 그가 자신의 SNS(트루스소셜)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평화계획 1단계에 동의했다”고 먼저 공개했고, 양측도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집트를 직접 방문해 석방 과정을 챙기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1단계 핵심: 교전 중단·단계적 철군·인질 전원 석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20개 항의 ‘가자 평화구상’ 가운데 1단계에는 △즉각적 교전 중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단계적 철군 △하마스의 인질 전원 석방이 담겼다. 상응조치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2,000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후속 2단계에 대해 “무장 해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남은 난제: ‘무장 해제’와 가자 통치 구상

합의문 세부 조항이 공개되지 않은 데다,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가자 통치 배제 등 민감한 의제가 뒤따를 전망이다. 하마스가 그간 일관되게 거부해 온 조건들이어서 실제 종전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두 국가 해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합의한 대로 따를 것”이라며 구체적 입장 표명을 피했다.

▲정치적 파장: ‘평화중재’ 치적 부각…노벨평화상 겨냥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자신의 외교 성과로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7개의 전쟁을 끝냈고 이번이 8번째”라며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끝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0일 발표되는 노벨평화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과거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도 곁들였다.

▲전망: ‘돌파구’는 마련…검증은 이제부터

이번 합의는 2년 넘게 이어진 가자 전쟁의 종식을 향한 최초의 실질적 돌파구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인질 교환의 이행, 철군의 속도와 범위, 하마스 무장 해제 및 가자 통치 체제 재편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합의의 성공 여부는 1단계 조치가 예고된 일정대로 투명하게 이행되고, 2단계에서 분쟁의 재발 방지 장치가 설계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