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른 저녁(early dinner)’ 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오후 7~8시 식사가 보편적이었던 흐름에서 벗어나, 오후 5시 무렵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 데이터로 본 ‘저녁 시간 변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미국 성인 1,6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가 오후 5시에 저녁을 먹는다고 답했다. 이는 오후 6시(34%), 오후 7시(23%)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반면 오후 8시 이후 저녁을 먹는 비율은 14%에 그쳤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의 통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 대비 오후 5시 예약은 11% 늘었고, 오후 6시와 7시도 각각 8%, 6% 증가했다. 반면 오후 8시 예약은 4%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둔화됐다. 리뷰 앱 ‘옐프(Yelp)’ 분석에서는 올해 전체 레스토랑 예약의 60%가 오후 4시~6시59분에 집중돼 2018년 대비 5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세대별 차이, 건강·라이프스타일 영향
특히 Z세대(53%)와 밀레니얼 세대(51%) 이른 저녁 식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X세대(3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건강 중시 문화 확산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보편화 ▲체중 관리와 수면 개선에 대한 관심을 꼽고 있다. 영양학자 발레리 아지먼은 “이른 저녁은 잠들기 전 소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혈당 안정과 수면 질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저녁시간 조정’이 아니라 세대별 생활 리듬 변화와 건강 트렌드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한국 역시 고령화와 건강 중심 라이프스타일의 확산, 그리고 재택근무 정착 등으로 인해 유사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외식 산업: 한국의 레스토랑·카페·배달 플랫폼은 ‘이른 저녁 예약’ 또는 ‘해피아워식 할인’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헬스케어 산업: 저녁 식습관 변화에 맞춘 영양·건강 관리 서비스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도시·교통 환경: 퇴근 후 곧바로 저녁을 해결하는 패턴이 늘면, 교통 혼잡 시간대나 대중교통 수요에도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결론
미국 MZ세대의 ‘이른 저녁’ 문화는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세대적 가치관 변화와 생활 패턴 재편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주목하고, 외식·헬스케어·근무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리 변화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