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주식시장이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연평균 12.6% 상승하며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연평균 8%)를 크게 앞질렀다. 장기 수익률 기준으로 선진국·신흥국 증시는 물론 금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도 증시, 세계 4위 규모
아시시쿠마르 차우한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 CEO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라며 인도 자본시장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특히 1인당 소득이 3000달러 수준인 국가 중 이만한 규모와 깊이를 갖춘 자본시장은 없다고 평가했다.
▲개미투자자 1억 명 시대
인도 개인 투자자는 1억1800만 명으로, 최근 5년간 4배 증가했다. 현재 인도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18.5%로 외국인보다 높다. 과거 부동산과 금을 선호하던 인도 가계는 최근 금융자산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인도 개인들은 720억 달러(약 100조 원)를 증시에 투입해 외국인 자금 유출 146억 달러(약 20조 원)를 상쇄했다.
▲IPO 자금조달 세계 1위
인도 증시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독보적이다. 지난해 NSE에서는 268건의 IPO가 진행돼 195억 달러(약 27조 원)를 조달했다. 이는 뉴욕증권거래소(159억 달러), 상하이증권거래소(88억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성장 동력: 젊은 인구와 내수
인도의 가장 큰 강점은 내수 기반이다. 젊은 인구 구조, 빠른 소득 증가, 높은 경제성장률이 소비재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인도 증시에서 33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를 조달하며 현지 최대 IPO 기록을 세웠다. 인도 중산층의 자동차 보유율은 최근 10년간 2.5배 증가했고, 고급차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잠재 리스크와 기회
다만 미국의 고율 관세는 위험 요소다. 지난 8월 말부터 인도산 대미 수출품에는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평가한다. 인도 정부가 구조개혁을 병행하고, 향후 미·인도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될 경우 반등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투자자의 접근법
국내 개인이 인도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국내 상장 인도 관련 ETF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도 기업 ADR을 통해 간접 투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인도 증시는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라며 저가 매수 전략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