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동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8월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배수는 0.44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인 줄고 구직 늘어
8월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감소했다. 반면 구직자는 35만2000명으로 4.1% 늘어나 일자리 공급과 수요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특히 제조업에서만 1만6000개의 일자리가 줄어 전체 감소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제조업·건설업 고용 부진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개월 연속 감소했다. 6월 1000명, 7월 5000명 줄더니 8월에는 1만 명 가까이 줄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설업도 1만8000명이 감소하며 무려 25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대규모 고용을 이끌던 양대 산업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전체 노동시장 지표를 악화시키는 모습이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증가세 유지
전체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62만7000명으로 5개월 연속 18만 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이는 서비스업과 공공 일자리 등이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핵심 산업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직급여 지급 현황
8월 구직급여 지급자는 6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2% 늘었고, 지급액은 1조329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신규 신청자는 8만1000명으로 6.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 수가 줄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고용부는 9월부터는 지급액이 1조 원 미만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망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진 것은 제조업·건설업 침체와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실업 조정이 완화되는 조짐이 보이지만, 일자리 회복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