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HUNTR/X가 부른 ‘골든(Golden)’이 UK 오피셜 싱글차트 정상에 올라 PSY의 ‘강남스타일’ 이후 13년 만에 영국 차트 1위에 오른 K-팝 트랙이 됐다.

2025년 8월 1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오피셜 차트에 따르면 ‘골든’은 이번 주 차트에서 네 계단 상승해 단숨에 정상을 차지했다. 이는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이 단일곡으로 UK 오피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첫 사례다. 2012년 PSY의 ‘강남스타일’이 유일한 전례였으나 ‘골든’이 이를 다시 쓰며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새로 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 ‘KPop Demon Hunters’는 한국의 K-팝 문법을 전격 도입한 사운드트랙과 역동적인 스토리텔링이 결합해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 작품에서 가상 그룹 HUNTR/X는 EJAE, AUDREY NUNA, REI AMI 세 멤버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극 중 악마를 사냥하며 퍼포먼스를 펼친다. 음악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라스는 “스토리를 이끄는 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OST 완성도를 높였다.


영국 오피셜 차트 운영사 오피셜 차트 컴퍼니의 CEO 마틴 톨벗은 “13년 만에 다시 찾아온 K-팝 차트 정상은 장르를 넘어선 문화적 상징”이라며 “전 세계 팬들이 하나 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애니메이션과 실제 가수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음원 전략이 향후 음악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성과는 기존 K-팝 음원 유통 방식을 재검토해야 함을 시사한다. 첫째, 디지털 음원 플랫폼 간 협업 모델 강화가 필요하다. 스트리밍·다운로드·뮤직비디오 조회 수 등 모든 지표를 종합 관리해 차트 집계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둘째, 스토리 기반 음원 제작을 확대해 팬덤을 콘텐츠로 유입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골든’이 보여주듯, 가상 그룹과 서사를 결합한 마케팅은 음원 소비를 촉진한다. 셋째,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 영국 현지 라디오·플레이리스트 편성 강화와 프로모션 협업을 통해 차트 역주행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애니 OST에 편중된 성공이 실질적 아티스트 음원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일회성’에 그칠 위험이 크다. 국내 주요 음반사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실제 아이돌 그룹 활동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레거시가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음원의 정규 앨범 발매, 월드투어 연계 프로모션 등 후속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산업 전반에서는 정부 차원의 K-콘텐츠 지원도 거론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팝과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라며 “해외 유통 지원 확대와 현지 문화 교류 강화 프로그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골든’의 영국 차트 1위 등극은 K-팝이 단순 음악 장르를 넘어 스토리·영상 콘텐츠와 결합해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이벤트다. 앞으로 제작사·음반사·정부가 협력해 지속가능한 융합 전략을 수립할 때,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