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시스템 ‘골든돔’ 구축 과정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아마존의 저궤도위성 프로젝트 카이퍼를 비롯해 록히드마틴·노스럽그루먼·L3해리스 등 전통 방산업체와도 협의 중이다.

골든돔은 지상 요격망을 보완하기 위해 광범위한 궤도 위성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대규모 방어 사업이다. 당초 스페이스X가 보유한 9천여 개 스타링크 위성과 우수한 발사 능력을 바탕으로 핵심 파트너로 거론됐지만, 정부는 한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복수의 공급선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 카이퍼는 목표 위성 수에서 큰 격차를 보이지만, 군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백악관의 관심을 끌었다. 전통 방산업체도 궤도 요격·미사일 경보·추적 기술 등을 제공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소규모 로켓업체들도 초기 논의 목록에 포함돼, 발사·통신·보안 역량 전반에 걸쳐 다각적 파트너링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 불화가 빚어낸 정치적 배경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트럼프 측은 머스크의 ‘스타링크·스타쉴드’ 네트워크가 군사 통신에 과도하게 의존되는 상황을 경계해 왔으며, 아마존·전통 방산업계를 대안으로 육성해 방위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회는 지난해 우주 방어 예산을 대폭 확대하며 민간 참여를 독려했다. 골든돔이 본격 가시화되면, 우주 시대 안보 경쟁 구도와 민관 협력 모델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