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이 공습한 이란의 핵농축 시설 3곳 가운데 포르도(Fordo) 시설만 크게 손상돼 가동이 수년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탄즈(Natanz)와 이스파한(Isfahan) 시설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경미해 몇 개월 내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미국 측 평가가 나왔다고 복수의 미국 고위 관리들이 NBC 뉴스에 밝혔다.

미 국방부와 정보 당국은 최근 이 같은 평가를 의회 및 동맹국에 보고했다. 미 중앙사령부도 원안대로라면 추가로 3곳을 더 타격해 수주에 걸친 대규모 작전을 전개할 계획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로 단일 야간 공습으로 축소됐다고 전해졌다.

◇ 포르도, 최대 2년 지연 효과
미국은 6월 초 공습 때 최초 사용된 30,000파운드 ‘벤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해 포르도 시설 내부를 깊숙이 파괴했다. 정보 당국은 이로 인해 포르도 핵농축 능력이 최대 2년가량 후퇴했다고 판단한다. 미 당국자들은 “포르도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서 전략적 요충지”라며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 나탄즈·이스파한은 경미한 피해
반면 나탄즈와 이스파한 시설은 지하 터널과 벙커로 상당 부분이 보호돼, 벤커버스터가 닿지 않는 구역이 많았다. 미 정부는 이스파한에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지상 구조물만 겨냥했고, 나탄즈에는 일부 벤커버스터를 투입했으나 지하 설비 상당수가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시설은 수개월 내 농축 장비를 재설치·가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보 평가다.


◇ 추가 타격 검토·‘올인(all‑in)’ 계획
미·이스라엘 양국은 이란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거나 재건 움직임을 보일 경우 두 시설에 대한 추가 공습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미 중앙사령부는 공습 전, 나탄즈·이스파한 외에도 다른 핵·방어시설을 포함한 총 6곳을 반복 타격하는 ‘올인’ 계획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장기 충돌 확대와 양측 인명 피해 우려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 전략적 효과 vs. 한계
미 정부는 이번 작전을 통해 이란이 핵시설 가동을 재개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즉시 추가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억제력을 형성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실제로 농축 시설 완전 파괴에 실패한 만큼, 이란 핵 프로그램을 영구 동결하기 위해선 외교·경제 제재와 병행한 후속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포르도 타격은 성공적이었으나, 지하 시설의 불완전 파괴는 이란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며 “추가 공습과 외교 교착 해소를 위한 새 협상안 마련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