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출범 초기 외교 공백 해소를 위해 14개국에 특사단을 잇따라 파견하며 ‘메시지 외교’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프랑스·영국·인도 등 주요 파트너 국가에 전·현직 정·관계 인사들을 특사로 임명해 양자 협력 의지를 직접 전달한다.

EU 특사단의 단장으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프랑스에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각각 내정했다. 영국과 인도 특사단에는 추미애·김부겸 전 총리 등 여야와 진영을 넘나드는 인사들이 포함돼, 외교를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이 아닌 국익과 실용 역량 중심으로 풀어가겠다는 정부의 구상이 반영됐다.


특사단은 AI·반도체·방산·기후변화·디지털 협력 등 이 정부의 핵심 정책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U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확대, 프랑스와는 문화·투자·과학기술 교류 심화, 영국과는 안보·경제 협력을 한층 더 견고히 한다는 구상을 담은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인도 특사단은 수립 10주년을 맞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급망·방산·핵심기술 등으로 다각화하겠다는 정부 비전을 공유한다.

한편, 대통령실은 한·미 통상·안보 협상에서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가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외부 보도를 부인했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전작권 환수는 장기 현안으로, 현재 협상 의제로 오르지 않았다”며 “이번 특사 외교는 순수하게 국정 철학과 외교 비전을 전달하는 데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의 특사 외교는 다자주의 틈새를 메우고, 주요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특사파견 결과가 한·외교 역량 회복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