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명 배우이자 방송인인 로지 오도넬(Rosie O’Donnell)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로지 오도넬은 우리 위대한 나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녀의 시민권 박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녀는 인류에 대한 위협이며 아일랜드가 원한다면 그곳에 남아 있어야 한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헌법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태생적 시민권을 행정 명령으로 박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도넬은 뉴욕 출신으로 명백한 미국 시민이다.
트럼프와 오도넬의 악연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오도넬은 올해 초 가족과 함께 아일랜드로 이주하며 미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서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오면 돌아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도 오도넬은 틱톡 등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특히 미국 내 기상 예보 예산 삭감이 텍사스의 급류 피해와 연결됐다고 지적하며 “이게 앞으로 매일같이 벌어질 결과”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 이후, 오도넬은 틱톡을 통해 재차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이란 자가 우리 나라가 지닌 모든 가치를 모욕하고 있다”며 “그는 이 나라의 위협적인 존재이고 치료받지 않은 정신질환자이며, ‘어프렌티스’에서 10년간 미국인을 속인 범죄자”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부터 언론과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려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도 CNN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앱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기소 위협을 가했고, AP통신 기자들을 백악관에서 퇴출시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올해 초 “미국 시민의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정부가 하지 않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비판적 언론을 여러 차례 공격하고 제재를 가한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