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빵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빵 하나 사먹기 부담스러운 시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소비 문화가 확산 중이다. 바로 ‘마감 할인 앱’을 통한 빵 구독·예약 서비스가 그것이다.
이 서비스는 당일 생산했지만 판매되지 않은 빵을 매장에서 저렴하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남는 재고는 줄이고 소비자는 반값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착한 소비’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시내 제과점들에 따르면, 이런 마감 할인 서비스는 단순한 할인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버려질 뻔한 빵을 재판매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단골을 유치하는 홍보 채널로도 활용된다. 특히 이름난 프랜차이즈 빵집의 경우 앱에서 할인 알림이 뜨면 수백 명이 동시에 알림 신청을 걸어두는 ‘빵켓팅’ 현상까지 나타난다.
마감 할인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구성품을 직접 고를 수 없다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익숙한 빵집이라 대략의 품질을 예측할 수 있고, 평소 도전하지 않던 메뉴를 ‘랜덤 박스’처럼 맛보는 재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소비자 리뷰에는 “집에서 조금 먼 가게라도 갈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매장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예전에는 폐기밖에 방법이 없었는데, 이제는 마진은 적더라도 손해를 줄이고 새로운 손님을 불러오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앱 제휴 매장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마감 할인 플랫폼’의 성장은 단순히 빵값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서,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과 친환경 소비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최근 외식물가 상승이 전방위로 이어지면서, 빵뿐 아니라 도시락, 케이크, 샐러드 등 다양한 품목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앱 하나로 싸게, 편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먹을 수 있는 이 새로운 방식은, 지금 한국의 물가 현실과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만나는 교차점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