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기관의 주목을 다시 끌고 있다. 최근 한 대형 미국계 투자은행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장기 목표치를 대폭 상향하면서, 오랫동안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해외 투자전문가들은 특히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을 주목하며, 중장기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고 진단한다. 한 글로벌 IB는 “향후 2년 내 코스피 지수가 5000선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 주식의 투자 비중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상법 개정, 기업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시장이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한국 증시는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빠른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리스크 완화, 구조개혁 기대, 그리고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 강세가 맞물려 상승세를 견인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낙관론에만 기대기는 이르다. 투자기관들은 글로벌 금리 사이클, 무역 갈등 재점화, 원화 약세와 같은 변수가 여전히 상존한다고 경고한다. 특히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말뿐이 아닌 구체적 제도로 정착하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이 일시적으로 유입됐다가 빠져나가는 ‘트레이딩 플레이’로 전락할 가능성도 지적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일부 대기업의 분할계획 철회가 정부·국회의 개입으로 무산되면서 “개혁의지가 실제 정책으로 작동한다”는 시그널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는 연초보다 둔화된 상태여서, 글로벌 기관들은 “현재는 저가 매수를 준비하는 관망 단계”라고 진단한다.
한국 자본시장은 오랜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기업지배구조 불투명성, 정치적 불확실성, 환율 리스크, 북한 리스크 등이 중첩되며 경쟁국 대비 저평가를 감수해야 했다. 이번 투자은행의 목표 상향 조정은 그러한 구조적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한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책 일관성과 기업 개혁이 실제로 뒤따라야 5000포인트라는 상징적 목표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향후 1~2년은 한국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