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용시장에서 40~50대는 경제의 허리이자 가장 ‘압력 받는’ 세대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고용 불안이 현실이 된 가운데,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둘러싼 인식이 세부적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4050 구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세대의 재취업 희망 조건은 남성과 여성에서 뚜렷이 달랐다.


■ 남성은 ‘임금’, 여성은 ‘근무시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남성은 **임금(33.7%)**을, 여성은 **근무시간(49.6%)**을 꼽았다.

남성 상위 선택: 임금 > 근무시간 > 고용형태

여성 상위 선택: 근무시간 > 임금 > 직무난이도

이는 생계를 책임지는 부담이 큰 남성은 수입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가족 돌봄을 병행하는 여성은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재취업 목표 연봉, 평균 4149만원

이번 조사에서 4050 세대가 재취업 시 바라는 최소 세전 연봉은 평균 4149만원이었다.

이는 이들이 직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의 약 75% 수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수입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생계 유지선’을 보장받길 바란다는 의미다.

또한 이들이 일하고 싶은 나이는 평균 65.6세로 나타나, 노후 준비 부담이 재취업 의지로 직결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직장 그만둔 이유도 남녀 차이

4050이 이전 직장을 떠난 이유는 성별별로 확연히 달랐다.

남성: 정리해고·권고사직(22.5%)이 가장 많았다.

여성: 육아·돌봄·가사(43.2%)가 절반에 가까웠다.

구직을 쉬는 이유에서도 남성은 휴식(24.4%), 여성은 **육아·돌봄(38.7%)**이 주요했다.

이는 남녀 모두 경제활동 단절의 이유가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사회적·가족적 제약과 연관돼 있음을 시사한다.

■ 재취업 지원, ‘유연근무제’가 핵심

중장년층이 가장 바라는 지원책은 **유연근무제·시간제 일자리 확대(22.2%)**였다.

여성 응답자에서 유연근무제 필요성(24.5%)은 남성(19.8%)보다 높았다.

이어서 직무교육·경력 전환(22.0%), 공공 일자리(17.9%), 고용주 인센티브(15.7%)가 뒤를 이었다.

이 결과는 “경제의 허리”인 4050세대가 더 오래, 더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전문가의 시각

한경협 관계자는 “중장년층 고용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특히 중장년 여성이 육아·가사 부담과 병행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임금과 시간’의 균형이 중장년 재취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이들의 재취업이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