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편의점 업계가 주류 할인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국내 최대 편의점 브랜드 중 하나인 CU는 7월 한 달간 400종이 넘는 주류를 ‘역대급’ 할인 규모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 “8캔 1.8만원” – 맥주부터 하이볼·와인까지 전방위 공략
CU의 이번 프로모션은 한 마디로 ‘전방위 할인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맥주다. 기존의 ‘4캔 만원’ 수준에서 가격을 더 낮춘 ‘8캔 1만8000원’이라는 초대형 묶음 할인을 내세웠다. 계산하면 1캔당 2250원 수준으로, 약 30%가량 싸졌다.
대용량 수입맥주 3캔 세트도 9000원, 스텔라·카스·버드와이저 등 인기 브랜드 번들팩은 최대 54%까지 할인한다.
수요가 급증하는 RTD(Ready to Drink) 시장을 겨냥해 생과일 하이볼·짐빔 하이볼도 대폭 할인된다. 생과일 하이볼 9종은 6캔 구매 시 캔당 3500원으로 낮췄고, 짐빔 하이볼 4종은 번들 구매 시 44% 할인해 1만3500원에 판다.
전통주인 막걸리도 대상이다. 12종은 2병 이상 구매 시 병당 최대 400원 할인하며, 와인 50여 종도 9900원·1만900원·1만2900원의 균일가로 공급한다.
■ “카드·간편결제 추가 할인”…온라인 소비자도 유인
CU는 단일 할인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카드사 제휴·간편결제 추가 할인도 걸었다. 소비자가 멤버십 앱과 간편결제를 활용할 경우 할인 폭이 더 커지는 구조다. 이 방식은 ‘오프라인 소비자를 온라인 멤버십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단숨에 품절 대란을 일으킨 ‘길리듀 스카치 위스키’도 3000원 할인 판매해 프리미엄 위스키 고객도 겨냥했다.
■ “휴가철 수요 잡아라”…편의점 주류 경쟁 격화
이번 CU의 초대형 할인전은 편의점 업계의 주류 시장 경쟁이 정점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외식·주점 매출이 줄면서 편의점 주류는 사실상 ‘일상 음주 채널’로 자리 잡았다.
여름휴가·캠핑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소매 유통은 필연적으로 ‘맥주와 하이볼’ 소비 증가를 노릴 수밖에 없다. 이번 할인전의 ‘400종’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마케팅 수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품 라인업을 넓혀 선택권을 극대화
대량 구매를 부르는 가격 전략
신제품·수입 주류의 시장 진입 지원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주류는 마진이 높지만 경쟁이 치열해 가격 전략이 핵심이다. 여름철 승부가 연간 매출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했다.
✅ 기자의 시선
CU의 이번 할인 공세는 단순히 ‘싸게 판다’가 아니라, 여름휴가 시즌 소비 트렌드와 결합한 치밀한 고객 유인 전략이다.
하이볼·RTD·수입맥주 시장 성장세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대량 할인으로 객단가를 올리고 멤버십 락인(lock-in) 효과까지 노린다.
문제는 편의점 간 할인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영세 가맹점주의 수익성과 가격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폭탄 세일’이지만, 가맹본부와 점포 간 비용 분담 구조가 투명한지, 과도한 할인 경쟁이 결국 누구의 부담으로 돌아갈지는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