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참석을 전제로 실무 검토가 이뤄지던 가운데, 대통령실은 “도저히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참을 공식화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외교적 선택이 아닌, 국내외 위기 상황에 대한 복합적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성, 국내 현안 대응 우선순위라는 세 가지 변수가 교차하며 결국 '현실적 외교 노선'을 택했다는 평가다.
🔥 중동 불안…美의 이란 공습이 바꾼 외교지형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까지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국제질서는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같은 정세 속에서 나토 정상들과의 만남이 자칫 군사적 입장 표명 또는 진영 편향적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토 회의가 중동 사태와 연계된 공동 대응 기조로 흐를 경우, 한국 입장에서는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트럼프의 돌발 귀국…예상 무산된 한미 정상회담
또 다른 주요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한 외교 스타일이다. 앞서 G7 정상회의 도중 중동 위기를 이유로 예고 없이 귀국하면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된 바 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선 나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실질적 회동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외교 파트너와의 실익 없는 만남보다는, 국내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실용적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 셈이다.
🏛️ 국내 민생과 국정 운영의 우선순위
이재명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국내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해외 순방 자체가 국내 정치 일정과 직결되는 만큼, 대통령이 직접 해외 무대에 나서는 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여러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직접 조율과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해외일정이 국정 운영의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 향후 외교 과제: ‘눈에 띄는 부재’ 최소화
한국은 지난 몇 년간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국(IP4)으로 지속 초청을 받아왔으며, 이번 회의에도 역시 그 연장선상이었다. 하지만 불참 결정이 서방 동맹국들로부터의 거리두기 신호로 읽힐 경우, 향후 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대통령실은 나토와의 협의를 통해 적절한 대체 대표를 파견하고, 한국의 외교적 입장과 협력 의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외교적 후속조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 정리하며: 실용 외교의 리스크와 기회
이번 불참 결정은 외교적 존재감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무의미한 참석보다 실효성 있는 전략'**을 선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회의장을 비우는 대신 어떻게 존재감을 유지할 것인가는 향후 외교 전략의 시험대다. 향후 한국은 다자 외교의 균형 감각과 동맹 신뢰 회복을 위한 창의적 접근을 동시에 추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