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아닌 자유 표현의 장" vs "가짜뉴스·선동 방치 우려"

메타(Meta)가 미국 내 팩트체킹 프로그램을 공식 종료하고, 오는 **월요일(4월 7일)**부터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스레드(Threads)에 ‘커뮤니티 노트(Community Notes)’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X(구 트위터)가 운영 중인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커뮤니티 노트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기존의 전문가 중심 팩트체크 대신 일반 사용자가 직접 사실 여부를 판단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 팩트체크 종료, 메타의 공식 입장

조엘 캐플런(Joel Kaplan) 메타 신임 글로벌 정책 책임자는 4월 4일 X(구 트위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국 내 팩트체크 프로그램은 월요일 오후부로 종료됩니다.
새로운 사실 검증은 없으며, 팩트체커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어 그는 “이제 커뮤니티 노트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며, 기존의 콘텐츠 제재나 페널티는 사라질 것”이라 덧붙였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앞서 1월, 팩트체크 시스템 종료 배경에 대해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신뢰를 구축하기는커녕 더 많은 신뢰를 파괴했다”며 “콘텐츠 검열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 커뮤니티 노트란?

커뮤니티 노트는 메타 플랫폼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거나 사실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달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검증 시스템이다.

기여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만 18세 이상

6개월 이상 된 계정

'양호한 상태'의 계정

하지만 메타는 이번 커뮤니티 노트 시스템을 광고 콘텐츠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해, 돈을 지불하면 논란성 발언이나 허위 정보도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시민사회, “선동과 허위정보에 더 취약해질 것” 우려

디지털 정책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메타의 결정이 플랫폼 내 허위 정보·증오 발언을 더욱 방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일론 머스크가 커뮤니티 노트를 도입한 X에서는 혐오 표현과 허위 정보가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며, 메타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메타는 팩트체크 종료와 함께 자사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프로그램 폐지, 증오 발언 규제 완화 등의 조치를 연이어 발표해 논란을 더하고 있다.

▲ 팩트체크 프로그램, 사실상 유명무실했나?

흥미롭게도 지난 1월 NewsGuard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의 팩트체크 시스템은 샘플링한 허위 게시물 중 86%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미 기능 부실에 대한 회의론이 높았던 상황이다.

▲ 향후 전망: ‘자율 규제’의 실험

메타는 기존 중앙 집중식 검열보다 사용자 중심의 검증 문화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신뢰성 하락, 소수 의견 왜곡, 집단 여론 편향 등의 부작용도 함께 우려된다.

정보 홍수의 시대, 메타의 새로운 시도가 ‘자유’라는 이름 아래 무분별한 혼란을 낳을지, 아니면 새로운 자율적 거버넌스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