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상상도 못한 통보를 받았습니다. 무려 10년 동안 성실히 근무했던 회사로부터 퇴사를 권고받은 것도 충격이었지만, 퇴직금을 줄 수 없으니 실업급여로 대신하라는 제안이 이어지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현금 지급이 어렵다”며 퇴직금 대신 실업급여 수급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위로금으로는 1개월치 급여가 한계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안, 법적으로 과연 괜찮은 걸까요?

🔎 실업급여 vs 퇴직금…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혼동하는 부분이 바로 실업급여와 퇴직금의 차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제도는 절대 대체될 수 없습니다.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1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법정 의무금입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며, 근로자의 실직 후 생계를 위해 정부가 일정 기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의무와는 별개입니다.

따라서, “실업급여 받으니까 퇴직금은 없어도 된다”는 논리는 불법입니다. 오히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임금 체불에 해당돼 고용노동부에 진정할 수 있습니다.

🧾 평균임금 산정법도 따로 정해져 있다

퇴직금은 단순히 마지막 월급이 아니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평균임금 = 퇴사 전 3개월간 받은 총 급여 ÷ 총 일수
※ 이 금액이 통상임금보다 적을 경우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함

예를 들어 김 씨가 최근 3개월간 받은 월급이 매달 300만 원이었다면, 퇴직금은 연 1개월치(약 300만 원)를 곱한 총 10개월치, 약 3,000만 원이 정당한 금액이 됩니다.

🧨 “돈이 없으니 못 준다”는 변명, 받아들여질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제로 퇴직금은 전체 체불임금 중 약 40%를 차지합니다. 경영난을 이유로 퇴직금을 미지급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일시불로 주는 방식이 아니라, 매월 일정 금액을 금융기관에 적립하는 방식으로, 체불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 위로금은 합의 사항…법적 의무는 없다

한편 회사가 제안한 ‘1개월치 급여 수준의 위로금’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위로금은 법적 의무가 아닌 합의의 문제입니다. 보통 1~3개월치 급여 수준이 일반적이나,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회사와의 협상에 따라 다르게 결정됩니다. 하지만 10년 근속자에게 1개월치 위로금은 사회적으로 적정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결론: 퇴직금은 ‘받아야 할 돈’,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는 돈’

회사 사정이 어렵다 해도, 근로자가 퇴직금 없이 퇴사하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서 지원받는 것이고, 퇴직금은 사용자가 지급해야 할 명확한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김 씨와 같은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요즘, 퇴직을 앞둔 근로자라면 실업급여와 퇴직금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당한 권리를 지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