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침투’가 배송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김포에 초대형 물류기지가 들어서고, 수도권 당일 배송까지 가능해지자 국내 유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반면, 중소기업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 김포에 ‘16만㎡ 규모’ 초대형 물류기지… 중국발 이커머스 본격화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는 경기도 김포에 약 16만5000㎡, 축구장 22개 크기의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인천공항·김포공항·인천항과 인접한 이 지역은 배송 효율성 측면에서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테무는 인기 상품을 사전 입고해 수도권 기준 당일 배송, 전국 기준 1~2일 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초저가 + 빠른 배송’이라는 중국 이커머스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또 다른 중국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도 상반기 중 약 18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한국에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한국 내 결제액이 4조2000억 원(2023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85% 이상 증가하며 이미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 대기업은 ‘위기’, 중소기업은 ‘기회’?

국내 유통 대기업과 택배업계는 긴장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유통 중소기업 중 절반 이상(50.7%)이 중국 이커머스를 이미 활용하거나 향후 활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중국 플랫폼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 온라인 판매 채널 다변화

· 입점 수수료 절감

· 원가 절감 등 유통 효율성 제고

이는 기존 국내 유통망 대비 접근성·수익성 면에서 실익이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 국내 플랫폼도 ‘물류전쟁’ 가세… 배송·인프라 재편 중

중국의 진격에 대응해 국내 기업들도 속속 움직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중국발 택배 물량을 선점하며,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의 80% 이상, 테무 물량 확대도 노리고 있다.

쿠팡은 2026년까지 약 3조 원을 투자, 전국 9곳에 물류센터를 확장해 ‘쿠세권’ 확대를 선언했다.
네이버는 ‘플러스 스토어’를 오픈하며 중소상공인을 유치하고 있으며, 11번가는 ‘60분 러시’, ‘원데이빅딜’ 등 시간 기반 특가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 그러나… 중소기업 63.7%, “별다른 대응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은 적극적이지 않다.
63.7%의 기업이 중국 이커머스 진출에 대응 전략이 없다고 응답했고, 일부 대응 전략도 대부분 소극적(국내 플랫폼 활용, 가격 인하 등)에 그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플랫폼의 장점은 가격만이 아니다”라며, 브랜드 전략, 제품 차별화, 물류 협업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의 외자 플랫폼 규제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기자의 시각

배송 경쟁은 단순 물류 싸움이 아니다.
유통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플랫폼의 전면전이다.
위협으로만 볼 게 아니라,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 기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준비된 중소기업이다.

📌 핵심 요약

· 중국 테무·알리, 김포·수도권에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

· 중소기업 절반 이상, “중국 이커머스 활용하겠다”

· 국내 기업들 배송 혁신 및 플랫폼 개편 본격화

· 중소기업 대응 전략은 여전히 부족… 정부 역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