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병원을 찾지 못해 도로 위를 떠도는 상황.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최근 이 난제를 기술로 풀려는 시도가 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장을 아는 사람이 만든 기술

이번에 소개된 AI 기반 응급지원 시스템은 책상 위 아이디어가 아니다. 실제 구급 현장을 경험한 인물이 문제의 출발점에 섰다. 응급구조사로 일하며 수차례 마주했던 비효율적인 판단 구조, 과도한 현장 부담, 정보 단절이 개발의 동력이 됐다.

이 시스템은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를 전달하면,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정리하고 인근 병원의 수용 가능 여부를 종합 분석해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한다.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판단의 정확성과 부담 분산이다.

▲교육이 기술을 넘어 사회로 연결될 때

이러한 결과물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교육 방식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최근 국내 대표적인 청년 SW·AI 교육 프로그램은 단순 코딩 능력보다 현실 문제 해결력을 중심에 두고 커리큘럼을 재편했다.

특히 AI 교육 비중을 대폭 늘리고, 실제 산업·공공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과제로 삼으면서 교육의 방향성이 분명해졌다. 수료생들의 결과물 역시 ‘기술 데모’를 넘어 사회 적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산업현장 안전까지 확장된 AI 활용

응급의료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증강현실과 AI를 결합해 작업자가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 중대재해를 사전에 줄이기 위한 기술적 장치들이 교육 과정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는 AI가 더 이상 IT 기업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안전·보건·공공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숫자가 말해주는 교육의 성과

이 같은 교육 혁신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누적 수료생 수는 이미 1만 명을 넘어섰고, 다수의 졸업생이 IT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 산업 현장으로 진출했다. 단순 취업률 이상의 의미는, 전공·경력과 무관하게 AI 역량을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 인재 육성의 다음 과제

이제 과제는 명확하다.

·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쓰게 할 것인가다.

응급의료, 산업안전, 공공서비스처럼 실패의 비용이 큰 영역에서 AI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윤리·보안·책임 구조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최근 교육 과정에 AI 윤리와 보안이 포함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

AI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지 않는다. 문제를 발견하고 방향을 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다. 현장을 경험한 개인,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 시스템, 사회적 필요가 맞물릴 때 기술은 비로소 힘을 갖는다.

응급실 앞에서 멈추던 시간을 줄이기 위한 한 청년의 문제의식은, 이제 AI 인재 양성이 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