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래 투자자가 아니다.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우선시한 본능은 작은 위험 신호에도 곧바로 반응하도록 만들어졌다. 원시시대에는 ‘부스럭’ 소리를 듣고 도망친 겁쟁이가 살아남았지만, 투자 시장에서는 이 본능이 오히려 실패를 부른다. 하락장에서 두려움에 매도하고, 상승장에서 안도감에 추격 매수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투자 성공의 원칙은 단순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그러나 인간의 뇌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따라서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본능을 억누르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이 폭락할 때 과감히 매수하고, 거품이 커졌을 때 욕심을 누르고 차익을 실현하는 소수만이 장기적 승자가 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업계는 기계적으로 규칙을 실행하는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 로보어드바이저와 인공지능 펀드매니저는 감정이 배제된 매매를 통해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과거 구글 검색 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전략 연구에서는 7년간 362%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판단을 감정이 아닌 원칙에 맡기는 것’이다.
일반 투자자가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적립식 투자다. 매달 일정 금액을 펀드나 ETF에 투자하면, 주가가 하락할 때는 더 많은 주식을 사고, 상승할 때는 적게 사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는 ‘달러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로 불리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실행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을 이겨낼 수 있다. 다만 중도에 매수를 중단하면 효과가 사라지므로 규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다. 예를 들어 주식 70%, 채권 30%의 비중을 정해놓고 일정 기간마다 다시 맞추는 방식이다. 주가 상승으로 주식 비중이 커지면 일부를 팔아 채권을 매수하고, 반대로 하락 시에는 채권을 줄여 주식을 사들인다. 결과적으로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 원칙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전문가들은 투자 실패의 원인은 나쁜 종목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적립식 투자와 리밸런싱은 인간 본능의 함정을 피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시장의 변동성은 피할 수 없지만, 규칙은 스스로 지킬 수 있다. 결국 투자에서 승자는 본능을 이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