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황 레오 14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보상안과 관련해 빈부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취임 후 첫 공식 인터뷰에서 “기업 경영자의 천문학적 보수가 인간 삶의 본질적 가치를 가려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오 14세는 가톨릭 매체와의 대담에서 “머스크 CEO가 곧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이것이 사회가 추구할 유일한 가치로 여겨진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테슬라 이사회는 새로운 성과 보상안을 마련해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이 안은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약 4억 2천만 주를 머스크에게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가치는 최대 9750억 달러(약 1350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교황은 CEO 보수 수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60년 전 최고경영자는 직원보다 4~6배의 보수를 받았지만 현재는 600배에 달한다”며 “이 같은 불균형이 인간적 가치의 상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족, 사회, 공동체라는 기본적 가치에 대한 감각이 사라진다면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전쟁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한 갈등에서 교황청은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중재자로서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전쟁 초기부터 교황청은 특정 국가 편에 서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려 노력해왔다”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