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 시장이 전반적으로 공급 부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 권역이 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재건축을 통한 통합 개발 붐과 용적률 인센티브 정책이 맞물리며 임차·거래 시장 모두에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 평균 공실률은 4.0%였으나, 여의도 권역은 2.7%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축 오피스를 제외하면 공실률은 1.3%에 불과해 사실상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질 순영업현금흐름(NOC) 상승률 역시 여의도가 1.7%로 주요 권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여의도의 독주는 △제한된 신규 개발 여력 △금융권 기업의 견고한 임차 수요 △재건축 사업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2023년 5월 발표된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이 시장 변화를 가속화했다. 서울시는 용적률 상한을 기존 800%에서 최대 1200%까지 확대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노후 오피스 빌딩 다수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학연금 빌딩을 재건축한 ‘TP타워’처럼 연면적이 3배 이상 늘어난 성공 사례도 등장했다.

거래시장 역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매각된 현대차증권 빌딩은 재건축 잠재력이 부각되며 평당 2900만 원이라는 여의도 최고 수준 가격에 거래됐다. 현재 메리츠화재 사옥, 키움파이낸스 스퀘어가 재건축 절차에 돌입했고, 미래에셋증권타워와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도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재건축으로 노후 오피스가 사라지며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줄고, 신축이 완공되면 임대료가 오르는 ‘재건축-가치 상승의 선순환’이 여의도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도심권과 달리 여의도는 차별적인 임차·거래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