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증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고율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수출 중심 산업과 주식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완충 능력’ 부족이 핵심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글로벌 충격에 취약한 이유로 산업 구조의 수출 의존도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을 꼽는다.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산업은 대미(對美)·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아 관세 정책 변화가 실적에 즉각 반영된다.
또한,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대외 악재 발생 시 외국인 매도세가 빠르게 유입·유출되며 지수 변동폭이 커지는 구조를 가진다.


■ 트럼프 관세 정책이 불러올 파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일괄 관세 부과(예: 10% 이상)**와 중국산 제품 고율 관세 지속 방안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히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에서 제조된 부품·소재에도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 역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 증시와 원화, ‘이중 압박’ 가능성

관세 충격이 본격화되면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 → 코스피 하락 → 외국인 자금 유출 →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이중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에도 부담이 된다.

■ 대응 전략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대외 충격 완화력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수출 시장 다변화: 미국·중국 편중에서 벗어나 동남아, 인도, 중동 등으로 판로 확대.

내수 기반 산업 육성: 소비재·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로 외부 수요 충격 완화.

외환시장 안정 장치 확충: 단기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통화스와프·외환보유액 운용 전략 강화.

정책 일관성 확보: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해 중장기 산업·금융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함.

■ 전망

트럼프 관세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글로벌 무역 환경이 ‘고관세·고변동성’ 기조로 변할 가능성은 높다. 한국 증시가 이를 버텨내려면, 단기 대응책과 중장기 체질 개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