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남산 전망대 동쪽에 기존 순환로를 벗어난 새로운 도보 코스 ‘북측 숲길’이 문을 열었다. 명동역 바로 옆에서 시작해 N서울타워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총 954개의 데크 계단으로 구성됐다. 빙 둘러 가야 했던 기존 코스와 달리, 숲속을 곧장 가로지르는 지그재그 계단 덕분에 오르내림이 한결 간편해졌다.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남산 정상에서 숲길 하단 합류 지점까지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 여기서 명동역까지 15분이 추가돼 총 25분이면 충분하다. 반대로 명동역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체력에 따라 25~35분 정도 소요된다. 기존 북측순환로(국립극장 입구 기준)로 걸어 올라갈 경우 35~40분, 충무로·동대입구역 출발 시에는 1시간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발 지점에 따라 최대 35분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숲길 곳곳에는 세 군데의 전망 쉼터가 마련돼 있다. 가장 먼저 만나는 ‘바닥숲 전망쉼터’는 발 아래로 우거진 숲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중간 지점 ‘물소리 전망쉼터’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등산객의 피로를 달래준다. 마지막 ‘시티뷰 전망쉼터’에 올라서면 명동 일대와 도심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경사와 계단만으로 이루어진 특성상 평소 계단 오르내림이 불편한 이들은 기존 남산둘레길이나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다만 명동 일대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북측 숲길’만큼 직관적인 경로는 드물다. 명동역 3번 출구에서 재빨리 숲길 입구로 진입해, 숲의 초록과 도심 야경을 동시에 누려보자.
이번 숲길 개방으로 남산은 더욱 다양한 산책·등산 코스를 품게 됐다. 관광객과 시민 모두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사할 ‘북측 숲길’이 남산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