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성인 사이에서 우울증·공황장애 극복을 위한 자가 치유법으로 ‘순수한 즐거움’이 주목받고 있다. 정해진 목표 없이 오롯이 즐기는 활동이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면서, 의료계와 심리학계는 물론 기업 복지 프로그램까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놀이가 성인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

스트레스 호르몬 억제
놀이와 웃음은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낮추고, 엔돌핀 분비를 촉진한다. 그 결과 긴장 완화와 함께 불안감이 즉각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2023년 《신경과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15분간의 자유낙서가 실험 참가자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20%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행복 호르몬 활성화
놀이형 활동은 도파민·세로토닌 등 ‘행복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이는 기분 전환을 넘어서 우울 증상의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주 2회, 10분 이상 순수 놀이를 실천한 그룹의 우울 척도 점수가 30% 이상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뇌의 회복력(Neuroplasticity) 증진
반복 업무·일상적 스트레스는 뇌의 회로를 고착화시켜 부정적 사고 패턴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반면 놀이 활동은 다양한 감각과 운동을 자극해 뇌의 시냅스 연결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이른바 ‘뇌 리셋 효과’가 우울과 불안의 반복적 악순환을 끊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전: 성인을 위한 ‘순수 놀이’ 4가지

즉흥 댄스 브레이크

방법: 업무 중간 5분, 데스크 위 스피커로 경쾌한 음악을 틀고 자유롭게 몸을 흔든다.

효과: 전신 근육 이완과 함께 기분 전환, 혈액순환 개선.

낙서·컬러링 힐링

방법: A4 용지와 컬러펜으로 복잡한 감정이나 업무 생각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선을 그리고 색을 칠한다.

효과: 시각적 자극이 집중력 전환을 돕고, 문제해결 감각이 강화된다.

즉석 미니 보드게임

방법: 셀프 스크래블, 3×3 틱택토 같은 간단 게임 앱이나 아날로그 퍼즐을 10분간 즐긴다.

효과: 두뇌 회로 재구성, 단기 기억력 증진.

다중 역할 연기(롤플레이)

방법: 동료나 가족 앞에서 가벼운 코스프레·포즈 챌린지를 진행해본다.

효과: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고, 자기표현 욕구를 만족시켜 심리적 안정감 제공.

전문가의 조언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윤정 교수는 “약물치료나 상담과 병행할 때 순수 놀이법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며 “과도한 성과 압박이 우울·불안을 키우는 만큼, 일주일에 최소 2회라도 ‘목표 없는 놀이 시간’을 의무화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이광현 박사는 “강박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평소 업무 간단한 틈새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직 차원의 도입 사례

한 대기업 인사팀은 최근 전 사원을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 ‘5분 댄스 타임’을 도입해 직원 스트레스 지수가 15% 감소했고, 업무 몰입도는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A사는 사무실 한 켠에 낙서 보드를 설치, 누구나 24시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 직원 만족도가 크게 개선됐다.

마무리

우울증·공황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는 전문치료가 우선해야 하지만, 약물·상담 외에 ‘순수 놀이’가 자가 치유의 강력한 보조 수단이 될 수 있다. 정해진 목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을 허용하는 짧은 놀이가, 일상을 지배하는 불안감과 우울감 사이에 틈을 만들어 줍니다.

“오늘 단 5분이라도, 어린 시절처럼 자유롭게 놀아 보세요. 마음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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