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도 권은비는 ‘워터밤’ 무대에서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화려한 물세례 퍼포먼스와 함께 공개된 그의 의상이, 축제의 열기를 한층 달궜지만 동시에 온라인 공간에서는 적지 않은 갑론을박을 낳았다.

권은비는 6일 경기 고양에서 열린 워터밤 서울 무대의 메인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 매너와 물을 활용한 퍼포먼스, 과감한 의상이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특히 빨간 체크 셔츠와 짧은 데님 팬츠로 꾸민 그의 의상은 “워터밤답다”, “섹시 콘셉트에 충실하다”는 호평과 함께, “노출이 과하다”, “퍼포먼스보다 몸매 강조가 전부”라는 비판을 동시에 자아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도 성별에 따른 ‘이중잣대’ 논란이 재점화됐다는 점이다. 같은 무대에 오른 남성 아이돌 백호가 상의를 탈의하고 섹시 콘셉트를 선보인 장면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소비되었지만, 권은비의 의상에는 더 엄격한 평가가 따랐다. 일부는 “여자 아티스트의 몸매 노출은 더 쉽게 문제 삼는다”며 ‘성별 프레임’ 문제를 지적했다.

사실 권은비와 워터밤은 뗄 수 없는 이미지가 됐다. 지난해 첫 워터밤 무대에서부터 ‘워터밤 여신’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이번에도 그 수식어를 재확인했다. 그는 물의 축제 특성상 섹시함을 강조하는 콘셉트와 무대를 매번 변주해 왔다. 이번에도 공개 하루 만에 2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공연 직캠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대중적 관심이 큰 만큼, 그를 둘러싼 의상 논란 역시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축제 콘셉트니까 허용해야 한다”, “무대 예술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모델의 몸매 홍보가 아니라 가수의 무대를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맞선다. 흥미로운 건 이 논쟁이 단순히 권은비 개인을 넘어, 한국 공연문화에서 ‘표현의 자유’와 ‘공공적 수위’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라는 화두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권은비는 이번 논쟁에도 불구하고 오는 26일 부산 워터밤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축제 브랜드와 아티스트 이미지가 결합한 만큼, 그는 또 한 번 ‘워터밤의 얼굴’로서 기대와 비판을 동시에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매번 논란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워터밤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도 “너무 과감하다”는 시선과 “자유롭다”는 평가가 팽팽히 엇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