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의 작은 마을 프리스톤(Freestone)에는 독특한 스파가 있다. 이름하여 ‘오소시스 데이 스파(Osmosis Day Spa Sanctuary)’. 이곳의 대표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퇴비탕(Cedar Enzyme Bath)’ — 말 그대로 몸을 퇴비에 묻는 체험이다.

믿기 어려운 이 경험은 일본의 전통 발효 요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북미에서 가장 독창적인 힐링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 나무, 쌀겨, 박테리아… 그리고 당신의 몸

스파를 찾은 고객은 목욕 가운을 벗고, 잘 정돈된 정원과 연결된 방에서 미지근한 발효 목재 퇴비 속에 전신을 묻는다. 머리만 빼고 모두 파묻히는 이 ‘목재발효 욕조’는 더글라스 전나무, 포트 오포드 삼, 쌀겨로 구성된 천연 혼합물이다.

이 혼합물은 매일 몇 번씩 교체되고 뒤집어지며, 내부의 미생물들이 질소를 분해하면서 자연적인 열을 내뿜는다. 이 열 덕분에 따뜻하고 안정적인 체온 유지가 가능하며, 일반 온천보다 피부와 순환계에 더 순하게 작용한다.

💬 “진짜로 퇴비 속에 묻힌다니…”

직접 체험한 기자는 “처음엔 컴포스트 냄새에 머뭇거렸다. 하지만 파묻힌 직후부터 몸 안에서부터 따뜻함이 퍼져나오며 편안해졌다”고 전했다. 열이 과하지 않아 호흡이 편하고, 땀이 자연스럽게 배출되면서 전신 디톡스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스파 스태프는 수시로 얼음물과 찬 수건을 가져다주며 고객의 컨디션을 체크한다. 20분 동안 ‘묻힌’ 뒤, 개인 샤워룸과 정원에서 천천히 자신만의 속도로 회복할 수 있다.

🧘‍♂️ 퇴비는 단순한 유기물이 아니다

오소시스의 창립자인 마이클 스투서(Michael Stusser)는 유기농 농법과 정원학을 전공한 후 일본에서 정원사 수련 중, 규슈 지역의 전통 효소탕을 접하며 큰 감명을 받았다. 그는 “퇴비의 알케미(연금술)적 힘은 흙만이 아니라 인간도 바꾼다”고 말한다.

그가 1985년 미국에 돌아와 오소시스를 창업했을 당시, 사람들은 “퇴비에 묻히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지만, 지금은 40년간 50만 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했다. 가격은 1인당 $155, 커플이 함께 체험할 경우 할인된 **$127.50(1인 기준)**에 제공된다.

☕ 체험 전후, 식물성 효소차와 제로 중력 명상까지

오소시스는 단순한 욕조 체험에 그치지 않는다. 체험 전 쑥, 클로버, 페퍼민트로 만든 효소 허브 티를 제공하며, 명상정원, 사운드 테라피, 제로 중력 라운저 명상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이곳은 자연과 인간이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마치 정원이 되어가는 느낌, 생명의 순환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 나도 퇴비가 될 수 있다?

“식물처럼 퇴비 속에 묻혀서 생명 에너지와 연결되는 체험. 듣기엔 낯설지만, 경험해보면 중독된다.”
— 체험자 후기

트렌디한 도시형 웰니스와는 거리가 먼 이 특별한 체험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힐링의 본질을 일깨운다. 자연 발효의 열, 미생물의 작용, 목재 향의 아로마테라피가 어우러진 이 공간은 단순한 스파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