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기 인플루언서가 인도 전투기 격추 사건을 풍자한 패러디송을 공개하면서, 인도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당 영상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인도 정부와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으며, 디지털 외교 충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논란은 1,6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SNS 인플루언서 ‘하오형(豪哥哥)’이 인도 유명 가수 달러 멘디의 히트곡 Tunak Tunak Tun을 개사해 만든 1분 12초 분량의 영상에서 비롯됐다. 영상에는 인도 전통 의상을 입은 남성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머리에 얹고 춤을 추며 “90억 달러 날렸다”, “전투기 사자마자 격추됐다”는 가사를 반복하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 패러디송은 최근 파키스탄이 중국산 J-10C 전투기로 인도의 프랑스제 라팔(Rafale)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한 사건을 풍자한 것이다. 인도는 해당 격추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미국 일부 정보당국은 이를 사실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 속 ‘90억 달러’는 인도가 지난 2016년 프랑스 다쏘(Dassault)사와 체결한 라팔 전투기 36대 구매 계약 금액을 지칭한다.

이 영상은 중국 SNS뿐만 아니라 틱톡과 X(구 트위터)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 급속히 퍼지며 1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파키스탄 국방부도 이를 공유하면서 양국 간 민감한 군사 이슈에 불을 지폈다.

이에 인도 정부는 해당 영상을 ‘문화적 조롱이자 외교적 도발’로 간주하고, X 측에 영상 삭제와 관련 계정 8,000여 개의 폐쇄를 요청했다. 인도는 플랫폼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지만, X는 “영상은 삭제하되 언론·표현의 자유에 따라 계정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인도 시민들은 “인도 문화를 희화화하고 군사적 굴욕을 조롱한 중국의 저의가 불쾌하다”며, 국제기구 차원의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인터넷 패러디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국경 간 감정 충돌이 외교적 긴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SNS가 군사·외교 갈등의 촉매제가 되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