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정부는 강하게 부인…미국 내선 ‘글로벌 아파르트헤이트’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부가 “인종 차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농장주들, 이른바 아프리카너(Afrikaner) 60여 명을 미국에 난민 자격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미국 언론 The Hill이 보도했다.
“난민제도 본래 목적 되살려” vs “과장된 인종차별 프레임”
백악관 부비서실장 스티븐 밀러는 이번 결정을 두고 “난민 프로그램은 글로벌 빈곤 구제 수단이 아니라, 박해 피해자를 위한 제도”라며 “남아공의 사례는 인종 기반 박해라는 난민제도의 본래 정의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남아공에 대한 모든 원조 중단과 동시에 “부당한 인종차별로 피해를 입은 농민 가족들”을 미국에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첫 수용 대상은 50~60명, 미 전역 10개 주로 분산 정착 예정
미국 국무부 전세기를 통해 이르면 5월 12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에서 출발한 난민들이 미국 덜레스 국제공항(Dulles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은 최소 10개 주에 걸쳐 분산 정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정부 “폭력·박해 통계, 사실 아냐…국제법 기준에도 못 미쳐”
이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외교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식 성명에서 “현재 경찰 통계에 따르면 백인 농장주에 대한 특정한 폭력이나 범죄 피해는 일반 농가와 비교해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국제법상 난민 요건에 해당할 수준의 박해는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가족 포함 모든 남아공 농민, 신속한 미국 시민권 부여 검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아공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모든 농민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 들어와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빠른 절차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키운 바 있다.
민주당의 반발: “진짜 위험한 난민은 쫓아내고, 백인만 받아들이나”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상원의원 크리스 반 홀런(Chris Van Hollen)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진짜로 위험한 난민은 추방하면서, 필요하지도 않은 백인 난민만 받아들이는 것은 글로벌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라며 “법치도 인도주의도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