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6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고, 이에 따라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를 급격히 접는 분위기다.
FedWatch “6월 금리 인하 확률 20%…일주일 새 절반 이하로 급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금리선물 데이터 플랫폼인 ‘FedWatch’에 따르면, 6월 17~18일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한국 시각 5월 8일 오전 기준 20%에 불과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 확률은 63.2%였다. 대신 ‘동결’ 가능성은 같은 기간 32.9%에서 80%로 급등해 시장의 기류가 완전히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인상이 예상을 뛰어넘어”…인플레 목표 달성 더 어려워질 수도
파월 의장은 이날 “4월 초 발표된 관세 인상폭이 우리 예측을 크게 초과했다”며 “이 수준에서 관세가 실제 도입된다면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진전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파월은 “관세 충격이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고착된 인플레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론을 거듭 강조했다.
시장 기대와 연준의 괴리…연내 인하 두 차례 가능성도 ‘불투명’
연준 위원들은 앞서 3월 회의에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지만, 최근의 물가 및 무역 변수로 그마저도 불확실해진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일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지만, 연준은 여전히 ‘데이터 기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흐르면서, 연준이 정책 전환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단기적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