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나라에서 선박 살 수도 있다”는 한 마디가 한국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2025년 4월 11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 격화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조선주(조선업 관련 주식)만큼은 예외였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과 가까우며 조선 실적이 우수한 나라에서 선박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촉매제가 됐다. 이는 명확하게 한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 급등한 조선주…현대중공업 2일 연속 상승

HD현대중공업은 이날 하루에만 5.71% 상승하며 24만2500원으로 마감. 전일에도 10% 급등했으며, 이달 들어 누적 상승률은 무려 23%에 달한다.

한화오션(6.16%), HD한국조선해양(3.76%), 삼성중공업(3.94%) 등도 강세를 기록.

현대힘스는 상한가(29.97%)로 직행하며 1만7650원에 마감. 이 회사는 국내 대형 조선사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 트럼프의 의미심장한 발언…“동맹국에게 선박을 주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회의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 의지를 언급하며 “의회에 예산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동맹국이자 실적이 뛰어난 나라에서 배를 구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중국을 배제하고, 한국을 우선 파트너로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트럼프가 한덕수 총리 대행과의 통화에서도 조선 분야 협력을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더불어 조현동 주미대사가 미국 백악관의 조선담당 참모와 직접 협의를 진행한 사실도 전해졌다.

📉 반면, 반도체·자동차 등은 관세 우려로 하락

조선주와는 달리, 다른 주요 산업군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2.13%), SK하이닉스(-1.31%), LG에너지솔루션(-4.01%)

현대차는 관세 직격탄 우려로 5.08% 하락

이는 미국 기술주도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S&P500 지수는 3.5%, 나스닥은 4.3%, 반도체 지수는 무려 8% 급락했다.

💡 분석: 조선업, 다시 ‘국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나?

트럼프의 연이은 발언은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닌,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전략’ 속에서 한국 조선업이 핵심 파트너로 떠오를 수 있다는 신호다. 특히, 군용 함정,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즉, 정치적 리스크를 넘어선 산업 구조 재편이 진행 중이며, 이는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