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2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 차가운 봄비와 거센 바람이 경기장을 덮쳤지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흔들림 없었다. 그가 MLB 데뷔 후 처음 선 양키스타디움에서 시원한 아치를 그리며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 KBO였다면 '취소 경기'…MLB는 '기회'

이날 경기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전에 시작됐다. 기온은 섭씨 4도, 봄비는 경기 전부터 쏟아졌다. 일반적인 KBO리그 기준이었다면 경기 자체가 연기됐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달랐다. 양키스와 자이언츠는 리그가 다르고 이동 거리도 멀어 일정 재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국 빗속에서 경기는 강행됐고, 그것은 이정후에게 역사적인 기회가 되었다.

💥 첫 타석, 첫 아치…스트로먼의 싱커를 넘긴 완벽한 타이밍

1회 초, 무사 1, 2루 상황. 상대는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마커스 스트로먼. 이정후는 그의 싱커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은 지난해 4월 21일 이후 무려 356일 만에 터진 장거리포였다.

경기 후 이정후는 “KBO였다면 이 경기는 시작도 못 했을 것”이라며 “강풍과 비가 섞인 생소한 환경이었지만 오히려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양키스타디움 첫 경기에서 홈런? 믿기지 않는 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밥 멜빈 감독도 이정후의 활약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키스타디움 첫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친 그의 담대함은 인상적이었다. 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줬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에서 2타수 1안타(홈런), 볼넷 2개,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팀 공격을 이끌었다. 자이언츠는 6회 초까지 9-1로 앞서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 고척돔에서 야외로…‘비’의 환경도 넘어선 이정후

MLB 공식 웹사이트인 MLB.com은 이정후가 KBO 시절 비와는 무관한 환경에서 뛰어왔다고 소개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홈구장은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 비로 인한 경기 취소 경험이 거의 없는 그에게 이날 경기는 말 그대로 ‘환경 적응력 테스트’였다.

하지만 그는 이를 완벽하게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