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연쇄적인 토네이도와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 재난의 최전선에 서 있어야 할 국가기상청(NWS)이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전역 122개 기상청 현장 사무소 중 절반 가까이가 20% 이상의 인력 공백률을 보이며, 일부 지역은 무려 35% 이상 인력이 비어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토네이도 피해가 집중된 아칸소주의 기상사무소는 고위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으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준의 인력 부족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미국기상학회 전 회장인 브래드 콜먼 박사는 “이대로라면 인재(人災)는 시간문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력난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규모 예산 삭감과, 정부 효율화를 표방한 일론 머스크의 ‘DOGE(정부효율부)’ 감원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루이빌 기상청은 지난 토네이도 사태 당시 피해 조사 대신 실시간 경보 송출을 선택해야만 했다. 현장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미래를 위한 정보 수집조차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선택과 집중’이 아닌, ‘포기와 희생’의 기로에 선 미국 기상청은 현재 사실상 붕괴 직전이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기상관측 인력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기상 사무소장을 포함한 최고 책임자 공석이 23곳, 긴급대응을 총괄하는 경보 조정관(WCM) 부재 지역도 16곳에 이르며, 이 중 휴스턴 사무소는 두 직책 모두 공석인 상태다.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3월 당시 전체 공석률은 9.3%**였으나, 2025년 현재 1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기상학계는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한다.

기상 예측의 정밀도를 위해 필요한 기상관측용 풍선 발사조차 중단된 지역도 늘고 있으며, 장비 유지보수 인력이 부족해 레이더 고장 등 긴급 복구 대응력도 심각하게 저하된 상태다.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시민 보호에 힘쓰는 기상청. 그러나 인력난으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재난’이 아닌, ‘대응 불가능한 재난’ 시대가 오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