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금융 전문가가 수능 국어 문제를 두고 "무슨 이야기인지 어렵다"며 문제 출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게시물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사의 고위 관계자는 자신의 SNS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문제를 공유하며 "내가 금융인으로서 익숙한 개념인데도 문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주제로 한 문항으로, 특정 은행이 공시한 자기자본 및 위험가중자산 내역을 바탕으로 올바른 설명을 고르는 형식이었다. 출제 의도는 독해력을 평가하는 것이었지만, 실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금융 지식이 필요한 문제였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런 문제를 푸는 게 국어 실력인가?”… 논란 가중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해당 문제를 두고 "국어 시험이 아니라 금융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 같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대학 입시 전문가는 "출제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이 접하기 어려운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는 형평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문제를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경제학을 전공한 나도 순간 움찔했다”, “이게 국어 시험이라니, 상위권과 하위권을 가르기 위한 인위적인 장치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교육계 관계자들은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문이 출제되는 것은 필요하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출제 방향 재검토 필요”… 수능 국어, 변별력과 실용성 사이
수능 국어 영역의 난이도와 출제 방식은 매년 논란이 되어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등장한 경제·과학·사회 분야의 지문들은 수험생들의 배경지식을 고려하지 않고 문제를 출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단순히 난해한 개념을 활용해 변별력을 높이기보다는, 실질적인 독해력을 측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출제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독해력을 통해 정답을 유추할 수 있는 문제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국어 시험이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닌 사고력과 논리적 독해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기능하려면, 출제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