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의 방한 일정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만남을 가졌다. 시민들이 몰려든 공개적 자리에서 황 CEO가 “모두 무료”를 외치며 일종의 ‘골든벨’을 울렸고, 현장 분위기는 축제처럼 달아올랐다. 실제 계산은 이 회장과 정 회장이 나눠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풍경: 통유리 앞 ‘오픈 미팅’…치킨·맥주·소주, 그리고 시민 환호

30일 저녁, 세 사람은 외부 시선이 그대로 비치는 통유리 좌석에 앉았다. 테이블에는 순살·뼈 치킨과 사이드 메뉴가 놓였고, 맥주와 소주가 곁들여졌다. 매장 밖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고, 내부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황 CEO는 군중에게 간식과 치킨을 나눠 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결제 주인공은 누구였나

현장에서 가장 큰 호기심은 ‘치킨값’이었다. 결과적으로 1차 비용은 이재용 회장, 남은 금액은 정의선 회장이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가 “저녁은 무료”라고 선언했지만, ‘행사의 주최’ 격인 두 재계 수장이 실무 결제를 맡은 셈이다.

▲숫자가 말해 준 배경: 주가·자산, 그리고 ‘타이밍’

최근 반도체·자동차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두 총수의 주식 자산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는 ‘10만 전자’ 고지에 올라섰고, 현대차는 관세 이슈 완화 기대 속에 주가가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상징적 장면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AI 사이클의 정점에 있는 엔비디아 수장과, 메모리·파운드리·자동차의 한국 대표 기업 총수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다.

▲메시지 읽기: ‘깐부’ 연출 넘어 공급망 신호

이번 회동은 단순한 친교를 넘어 AI 공급망과 차량·로보틱스·데이터센터 생태계를 향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에겐 한국의 고성능 메모리·패키징·전력 인프라가 필요하고,

삼성전자에겐 HBM·패키징과 파운드리에서의 고객 다변화가,

현대차그룹에겐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칩 공급 안정화가 과제다.

공개된 ‘치맥’은 대중 친화적 연출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GPU 조달, 차세대 공정 협업, 모빌리티용 AI 스택 등 실무 과제가 맞물려 있다.

▲시민이 만든 장면, 기업이 채울 과제

군중의 연호 속에서 만들어진 ‘골든벨’은 결과적으로 브랜드·국가이미지·산업 협력을 동시에 환기한 이벤트가 됐다. 다만 장면이 강렬할수록 그 다음 단계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단기: GPU·HBM 공급 안정성, 우선 할당·장기계약(오프테이크) 구조 가시화

중기: 패키징·테스트 동반투자, 전력·냉각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장기: 차량용 고성능 컴퓨팅, 로보틱스·제조 AI 공동 레퍼런스 구축

▲한 줄 평

화제성은 충분했다. 이제 ‘치킨값’이 아니라 ‘프로젝트 값’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지의 시간이다. 환호의 에너지가 계약·투자·공급망으로 번져갈 때, 이 하루 저녁의 장면은 한국 산업사에 의미 있는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