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 4월에만 174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의 관세 및 특정 소비세(Customs and Certain Excise Taxes)를 거둬들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3월의 96억 달러 수입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트럼프 1기 당시 어느 시점보다도 높은 기록이다. 올해 1월부터 누적된 관세 수입은 7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는 5월 2일 Truth Social을 통해 "지금은 단지 과도기일 뿐, 본격적인 시작 단계다. 수십억 달러가 관세로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10% 관세, 4월 5일부터 본격 적용

지난달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 대해 10%의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항구의 물동량도 급감하는 등 시장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LA항만청은 다음 주부터 화물량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대기업엔 일부 유예…협상은 진행 중

한편, 자동차 및 기술기업과 같은 대형 수입업체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관세 유예가 제공되었다. 트럼프는 100개 이상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를 여름까지 유예한 상태다.

또한 향후 반도체, 제약 등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맞춤형 관세 부과도 예고되어 있는 상황이다.

■ 세수는 늘었지만, 미국 재정의 '극히 일부분'

트럼프는 관세 수입을 통해 소득세를 낮추거나 폐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는 4월 23일 "관세로 얻는 돈은 세금 감면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4월의 전체 관세 수입은 미국이 매달 지급하는 국채 이자 비용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3월 기준 미국의 전체 정부 지출은 5,280억 달러로, 4월의 관세 수입은 그 31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트럼프 측이 주장한 하루 수입 35억 달러는 과장된 수치로, 평균적으로는 하루 약 5억 8,000만 달러 수준이다.

■ 1890년대 향수…‘매킨리 시대’에 대한 집착?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이 미국의 재정 핵심이었던 1890년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시절을 자주 언급한다. 당시 관세는 전체 세수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최근 수십 년간 관세는 전체 세수의 2%도 되지 않는다.

이번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세수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물가 상승과 수입 감소, 무역 보복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