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라푸라푸(Lapu Lapu) 축제'에서 차량 돌진 사건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밴쿠버 지역은 물론, 캐나다 전체 필리핀 커뮤니티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사건 개요
사고는 현지 시간으로 4월 26일 토요일 오후 8시 14분경(한국시간 4월 27일 오전 3시 14분)에 발생했다. 행사장 인근 이스트 43번가와 프레이저 스트리트 교차로 부근에서 단일 차량이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차량은 특히 푸드트럭 존 등 사람들이 밀집해 있던 지역을 덮쳤으며, 수많은 시민들이 현장에서 쓰러졌다. 운전자는 현장에서 인근 시민들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인계되었다.
라푸라푸 축제란?
라푸라푸 축제는 16세기 스페인 식민지 침략에 맞서 싸운 필리핀 민족 영웅 라푸라푸를 기리는 행사다. 밴쿠버에서는 2023년부터 주정부 공인을 받아 매년 열리고 있으며, 특히 지역 필리핀계 커뮤니티에게는 중요한 문화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
라푸라푸는 1521년 막탄 전투에서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이끄는 스페인군을 격퇴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필리핀 경찰과 군을 포함한 여러 정부기관 문장에서 그의 얼굴이 사용될 만큼, 필리핀 국민적 상징으로 여겨진다.
피해 상황
밴쿠버 경찰은 피해자들이 5세 어린이부터 65세 성인까지 광범위한 연령대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및 부상자의 정확한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필리핀계 비영리단체인 Filipino BC의 대표 RJ 아퀴노는 "커뮤니티 전체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며 "우리는 아직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 정보
용의자는 30세 밴쿠버 지역 거주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연관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용의자는 과거 정신건강 문제로 경찰 및 의료 기관과 다수의 접촉 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밴쿠버 시장 켄 심(Ken Sim) 또한 "정신건강 문제가 사건의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과거 기록이나 사건 직전 용의자의 상태에 대해서는 추가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
지역 사회 충격과 애도 물결
밴쿠버 전역에서는 자발적인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 현장에는 꽃과 메시지가 가득 쌓이고 있으며, 피해자를 위한 모금 운동도 시작됐다. 이번 참사는 캐나다 내 필리핀 커뮤니티는 물론, 다문화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