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이하 DOGE)'가 발표한 1,6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출 절감 성과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비영리 단체 공공서비스 파트너십(Partnership for Public Service, PSP)의 분석에 따르면, DOGE의 개혁 조치가 오히려 연간 1,35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절감보다 큰 숨은 비용
PSP는 이번 분석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들의 유급 휴직, 부당 해고 후 복직, 그리고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인한 간접 비용을 추정했다. 특히 IRS(국세청) 인력 감축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3,230억 달러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더해지면서, DOGE의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구조조정 방식
DOGE는 정부 지출을 절감하기 위해 '연기 사직(deferred resignation)'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는 사직을 수락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9월까지 급여와 복지를 유지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만 명의 공무원이 일을 하지 않고 급여를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한, 농림부 등 일부 부처에서는 조류독감 전문가와 같은 핵심 인력을 잘못 해고해 다시 복직시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무원들은 매주 업무 성과를 문서화해야 하는 추가 업무로 인해 전반적인 생산성도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PSP 대표 맥스 스티어(Max Stier)는 "DOGE가 목표로 삼은 '낭비 제거'는 오히려 새로운 낭비를 양산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미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반박
이에 대해 백악관은 "DOGE가 거둔 전례 없는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라며 PSP 분석을 강하게 반박했다. 대변인 해리슨 필즈(Harrison Fields)는 "국민은 대통령과 함께 정부 혁신 미션에 동의하고 있으며, 구시대 언론의 거짓 선동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OGE의 장기 효과는 미지수
DOGE의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연방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PSP는 직접적인 인건비 절감 효과가 향후 10년간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과학·보건 연구 예산 삭감으로 인해 연간 16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과 약 6만8천 개 일자리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별도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머스크, 활동 축소 선언
한편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1분기 실적 부진과 판매 감소 여파 속에 5월부터 DOGE 관련 활동을 주 1~2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 임기 동안 낭비와 부패가 다시 고개를 들지 않도록 DOGE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망: 정부 개혁, 성과인가 부메랑인가
DOGE의 개혁은 분명 정부 지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숨어 있는 비용과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 미국 납세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DOGE의 진정한 성과는 향후 몇 년에 걸쳐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