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판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네이버와 프리미엄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 ‘컬리’가 손을 맞잡으면서, 쿠팡 중심의 온라인 유통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 제휴는 단순한 입점 수준을 넘어, 플랫폼 생태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빅딜’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통해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던 신선식품 경쟁력을 보완하고, 빠른 배송 옵션을 강화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 반면 컬리는 네이버라는 거대 트래픽 플랫폼을 등에 업고 고객 유입을 가속화하며 IPO(기업공개) 추진의 ‘성장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컬리는 올해 안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검색 기반 유입을 등에 업으면 컬리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타깃층(30·40대 여성)을 유지하면서도 신규 고객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번 협업은 이커머스 내 ‘플랫폼 대 직매입’ 모델 경쟁을 가속화한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형태로 판매자 중심 구조지만, 쿠팡은 직접 상품을 매입해 자체 물류망으로 배송까지 해결하는 구조다. 컬리의 새벽배송 노하우가 네이버 플랫폼에 융합된다면, 쿠팡의 배송 강점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가 단순한 유통 전략을 넘어 ‘쿠팡 견제’라는 보다 큰 그림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네이버는 컬리 지분 일부 확보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단기적 입점 이상의 시너지를 도모할 가능성도 크다.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2020년 21조 원에서 2025년에는 3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와 신선식품 플랫폼 간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제휴에 대해 김슬아 컬리 대표는 “양사는 서로가 가지지 못한 강점을 지녔다.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 역시 “컬리의 큐레이션 역량과 네이버의 검색-커머스 기반이 만나 새로운 쇼핑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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