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폭풍우 속에서 사라진 미국의 철제 선박 ‘서부 리저브(Western Reserve)’호가 132년 만에 발견됐다. 당시 배에 탑승했던 27명 중 단 한 명만이 생존했던 이 참사는, 최근 연구진에 의해 선체의 위치가 확인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 미시간호의 실종된 선박, 132년 만에 밝혀진 비밀
미시간호(Lake Superior) 한가운데서 사라진 철제 증기선 서부 리저브(Western Reserve)호가 2024년 여름, 해양 탐사팀에 의해 발견됐다. 이 선박은 당시 선박왕 피터 G. 민치(Peter G. Minch)가 가족과 함께 여름 크루즈를 떠나면서 운항되었으나, 갑작스러운 폭풍으로 침몰했다.
탐사팀 GLSHS(Great Lakes Shipwreck Historical Society)의 연구원 데이비드 보이드(David Boyd)는 해양 음파 탐지 기술을 활용해 해당 선박의 위치를 특정했다. 이후 원격 조종 수중 탐사기(ROV, Remotely Operated Vehicle)를 투입하여 미시간호 화이트피시 포인트(Whitefish Point) 북서쪽 약 60마일 지점, 수심 600피트 아래에서 배의 잔해를 확인했다.
▲ “역사상 가장 안전한 배”로 불렸던 서부 리저브호의 비극
서부 리저브호는 길이 300피트(약 91미터)의 철제 증기선으로, 당시 가장 안전한 선박으로 평가받았다. 이 배는 화물 운송 신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건조되었으며, 당시의 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1892년 8월 30일, 배는 미시간호 화이트피시 만(Whitefish Bay) 인근에서 기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침몰했다.
사고 발생 당시:
✔️ 초기 날씨는 온화했으나, 화이트피시 만에 접근하던 중 급격한 폭풍 발생
✔️ 오후 9시경(현지시간), 배가 두 동강 나며 가라앉기 시작
✔️ 철제 구명보트에 탑승한 승객 대부분이 뒤집힌 보트와 함께 익사
✔️ 목재 구명보트에 탑승한 일부 승객은 10시간 동안 파도 위를 표류
✔️ 아침 7시 30분경, 구조 요청 불가 상태에서 해안 근처에서 구명보트 전복
이 사고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는 해륜사 해리 W. 스튜어트(Harry W. Stewart)로, 이후 사고 경위를 상세히 증언했다.
당시 신문들은 배의 침몰 원인을 두고 논란을 벌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박의 철제 설계가 지나치게 취약했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전문가들은 배가 폭풍을 충분히 견딜 수 있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 2년간의 탐사 끝에 밝혀진 미스터리
서부 리저브호 발견을 주도한 GLSHS(미시간호 난파선 역사학회) 브루스 린(Bruce Lynn) 국장은 이번 발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모든 난파선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지만, 어떤 것은 유독 더 비극적이다.”
“선박왕 피터 G. 민치가 자신의 아내와 두 자녀, 처형과 그녀의 딸을 배에 초대했을 때, 그는 어떤 위험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1년 중 어느 시기든 미시간호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이번 탐사는 2년간의 탐색 끝에 이뤄진 성과로, 연구진들은 난파선의 상태를 더욱 면밀히 분석하여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제 서부 리저브호의 침몰 원인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 배의 발견은 미시간호에서 실종된 다른 난파선 탐사의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 Courtesy of Great Lakes Shipwreck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