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아파트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벽이 너무 단단해서 '못도 안 들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중반부터 조성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견고한 벽식구조와 높은 철근 콘크리트 강도로 인해, 입주민들이 못질 하나에도 애를 먹는다는 경험담이 지금까지 회자된다.

그러나 이렇게 튼튼하게 지어진 아파트들도 세월 앞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4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며 재건축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목동에서도 본격적인 재건축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바로 '분담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돌려받는다'는 소식이다.

출처 = 서울경제


본지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7단지의 경우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상당한 환급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용면적 89㎡ 소유자가 재건축 후 전용 84㎡로 입주할 경우 약 2억7,562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됐다. 전용면적 101㎡ 소유자가 전용 59㎡로 면적을 줄이면 최대 11억2,198만 원까지 환급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재건축 후 일반분양 물량 증가에 따른 분양수익 때문이다. 목동 7단지는 재건축 후 총 4,100가구 중 1,049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일반분양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그 수익이 조합원들의 재건축 비용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면적을 줄여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조합원들에게는 분담금이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당한 금액이 환급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환급금 기대감'만으로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는 없다. 재건축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물가 상승, 공사비 증가, 금융비용 등 각종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도 사업 초기에는 환급금이 예상되다가 결국 분담금이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목동 아파트 재건축 역시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최종적인 결과는 사업이 완료되어야 알 수 있다.

다만, 과거에는 '못질도 어려울 정도로 튼튼하다'는 자부심의 상징이던 목동 아파트가 이제는 '환급금 받는 재건축'이라는 새로운 기대감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