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확산, 개인 재정에는 부담? – 경제자립도 위협 우려

최근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소비 트렌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부터 생활가전, 배달 서비스, 심지어 AI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형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의 이면에는 개인 재정에 대한 부담과 경제자립도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구독서비스,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 SB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9명(94.8%)이 구독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한 사람당 평균 서너 개(39.8%)의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7개 이상 구독하는 경우도 10명 중 1명(9.1%)에 달했다. 가장 많이 경험한 구독서비스는 동영상 스트리밍(60.8%)이었고, 이어 쇼핑멤버십(52.4%), 인터넷 TV 결합상품, 음원 및 도서, 정수기, 외식배달 등이 뒤를 이었다.

월평균 구독료 지출액은 3만 원 미만이 30.5%로 가장 많았으나, 15만 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자도 14.9%나 됐다. 이러한 구독경제의 확산은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있으며,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경제적 자립도에 미치는 영향 하지만 구독서비스가 가져오는 지속적이고 자동적인 지출 구조는 개인 재정 자립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액 구독료가 누적되면서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월 1만 원짜리 서비스 5개만 사용해도 연간 60만 원이 지출된다. 특히 자동결제 방식으로 진행되는 구독서비스는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므로, 무의식적인 과소비를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의 경우, 이러한 구독료 지출이 주거비, 통신비, 보험료 등 필수고정지출과 맞물려 가처분소득을 급격히 감소시킬 수 있다. 자산 형성 초기 단계에 있는 젊은 층은 이러한 구독비용이 목돈 마련과 저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카드 자동결제를 통해 소득 이상의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부채 증가, 신용점수 하락 등 장기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구독서비스 확대와 세대별 특징 흥미로운 점은 세대별 구독서비스 선호도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0대는 생성형 AI 서비스(23%)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30대는 가사서비스(20.5%)를 가장 선호했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건강 생활가전(안마의자, 피부 미용기기 등)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세대별 라이프스타일과 관심사 변화가 구독경제 확산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최근 카드사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대의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건수가 전년 대비 3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용자의 구독서비스 평균 개수는 7.3개에 달했고, 43%는 7개 이상의 구독서비스를 이용 중이었다. 이들은 학업, 자기소개서, 논문 작성 등에서 AI 도구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관련 구독서비스 수요가 증가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구독서비스가 고정지출로 자리 잡으면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소득 대비 구독료 비중이 5~10%를 넘으면 점검이 필요하며, 매달 모든 구독서비스를 점검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해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소비자는 구독서비스를 필수와 선택으로 구분해, 가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구독은 해지하는 등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월 소득의 일정 비율(예: 5%)을 구독료 상한선으로 설정해 초과 시 조정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구독경제의 편리함 속에서도 개인의 재정건전성과 경제자립도를 유지하기 위한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