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유통업계의 전통 강자 월마트를 제치고, 분기 매출 기준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이는 유통 산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아마존은 1,877억 9,000만 달러(약 269조 7,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월마트의 1,805억 5,000만 달러(약 259조 2,700억 원)를 넘어섰다. 월마트는 2012년 엑손 모빌을 제치고 매출 1위를 지켜왔지만, 아마존이 처음으로 그 자리를 빼앗았다.

이 변화는 유통 산업의 본질적인 구조 재편을 의미한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대형 유통망이 지배하던 시장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기술 중심의 기업이 최전선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의 성공 요인은 다각화된 수익 모델에 있다.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AWS), 구독 서비스(프라임 멤버십), 광고 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특히 AWS는 2020년 이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전체 매출의 1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북미 지역 매출도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월마트는 오프라인 기반의 강점을 살려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월마트+ 구독 서비스, 매장 기반 빠른 배송, 온라인 플랫폼 확대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아마존에 비해 플랫폼 기술력 및 데이터 활용 능력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분기 매출 역전은 향후 유통 시장에 다음과 같은 변화들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 디지털 전환 가속화: 전통 유통 강자들조차 온라인 및 기술 투자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 옴니채널 전략 심화: 월마트처럼 오프라인 점포망을 활용해 온라인과 융합하는 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 물류 및 기술 혁신 경쟁: 아마존의 물류 자동화, 드론 배송 등 기술 혁신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 고객 경험 중심 변화: 소비자들은 더욱 빠르고 편리한 배송,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기업들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기술 혁신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 연간 매출에서는 월마트가 7,087억 달러로 아마존(7,008억 달러)을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어, 머지않아 연간 매출 순위마저 역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기업 가치 측면에서는 아마존의 우위가 확고하다. 시가총액은 아마존이 2조 3,600억 달러로 월마트(7,847억 달러)의 약 3배에 달한다. 이는 시장이 아마존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통 산업이 디지털 경쟁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아마존과 월마트의 패권 경쟁은 업계 전반에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편리하고 진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