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영토 교환 문제를 당장 결정하지 않고 향후 3자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하라”는 직접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협상 판을 깨지 않기 위한 현실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우크라 정상회담 뒤, 이번 만남을 “가장 생산적인 대화”라고 평가하며 “영토 문제를 포함한 민감한 사안은 3자 정상급 회담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회담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의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전선을 고려해 영토 교환을 논의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하며 러시아 측 요구에 무게를 실었다. 러시아는 평화협정 체결 조건으로 돈바스 지역 양도를 고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3자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젤렌스키와 푸틴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휴전은 없어도 된다”며 푸틴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유럽 주요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휴전 없이 다음 회담을 여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즉각적 휴전 후 평화협정 논의를 주장했다.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가 휴전 없이 협상 국면만 길게 끌 경우 전쟁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보장 역할을 강조하며 **“우리는 안전 보장에 대해 모든 것을 미국에 기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나토식 안전 보장’을 언급한 만큼, 향후 협상의 무게 중심은 ‘영토 양보 vs 확실한 안전 보장’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