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겉으로 드러난 이유: ‘임대료 협상 결렬’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최근 전국 15개 매장 폐점을 결정하면서 내세운 공식 사유는 임대료 협상 실패였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이는 단순한 임대료 갈등을 넘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전략적으로 정리하려는 MBK파트너스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DL그룹 소유 매장 가운데 일부는 기존 임대료 조건을 유지한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임대료 문제가 모든 점포 폐점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수용 불가능한 ‘임대료 50% 인하’ 같은 조건을 일부 점포에 제시하며 협상 결렬을 유도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MBK의 이중 전략: ‘수익성 개선 + 구조조정’

MBK는 비수익 매장에 대해서는 임대료 인하 협상을 걸고 넘어가며 조건이 받아들여지면 비용 절감, 거부되면 폐점을 통한 손실 차단이라는 ‘일석이조 전략’을 펼쳤다.

수익성이 낮은 매장 → 임대료 압박 후 폐점

수익성이 양호한 매장 → 임대료 동결 후 유지

이러한 양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매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구조조정 시나리오에 맞닿아 있다.

■ MDM그룹의 이해관계: 개발 시계는 빨라졌지만 리스크도 확대

폐점 점포 중 10곳은 MDM자산운용이 소유한 매장이다. MDM은 장기 복합개발을 전제로 점포를 인수했지만, 홈플러스의 전면 철수로 예상보다 빠른 ‘개발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이다.

긍정적 효과: 공실 확보로 개발 착수 시점 앞당김

부정적 리스크: 공실 장기화 시 연간 수백억 원대 임대료 손실 및 금융비용 부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신규 유통 임차인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자산가치 제고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지역사회와 소상공인 타격 불가피

폐점 예정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임차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마트의 철수는 단순히 한 건물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상권 붕괴와 직결된다. 인근 상인들의 매출 급감, 지역 일자리 축소, 소비자 접근성 저하 등 지역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향후 전망: ‘정밀 구조조정’과 M&A 시나리오

홈플러스는 이번 폐점을 계기로 단순 매장 정리 수준을 넘어,

재고 처리 및 인력 조정

재무구조 개선

잠재적 인수합병(M&A) 추진

등 ‘정밀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유통업 전반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 정리하자면, 홈플러스의 15개 매장 폐점은 단순한 임대료 협상 실패가 아니라, MBK파트너스가 수익성 개선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노린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역경제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며, MDM그룹 또한 개발 리스크라는 또 다른 숙제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