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극우 정치 지도자 마린 르펜(Marine Le Pen)이 유럽연합(EU) 자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프랑스 법원은 르펜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하고, 향후 5년간 공직 진출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르펜은 202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판결은 항소 여부와 무관하게 즉시 효력을 갖는다. 르펜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직 금지 조치는 항소 절차 중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 국제 사회 반응…러시아 “민주주의 원칙 위배”
르펜의 유죄 판결 소식은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조치를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정치적 반대 세력을 사법 절차로 제거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르펜은 그동안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assemblement National)’의 대표로서 반이민·반EU 성향의 정치 노선을 이어왔으며, 2022년 대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결선투표에서 아슬아슬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판결로 프랑스 정계뿐만 아니라 유럽 정치 지형에도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르펜의 공백을 메울 차기 보수 진영 주자가 누구일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