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PB 시장 경쟁 격화…가격 인상의 대항마 될까?
최근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PB) 제품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B 상품은 유통업체가 자체 기획·출시한 제품으로, 제조사 브랜드(National Brand, NB)보다 평균 10~15%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기화된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PB 제품이 주요 전략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PB 제품의 매출 성장…소싱 다변화로 경쟁력 강화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대표적인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는 가공 및 일상용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달한다. 특히 노브랜드는 ‘초저가 가성비’를, 피코크는 ‘고급 가성비’를 추구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4년 노브랜드 매출은 1조 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이마트는 SNS에서 가격과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되면서 매출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노브랜드는 더욱 다양한 국가에서 소싱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탈리아, 그리스, 몰타 등 유럽 국가에서 직소싱한 과자류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확보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피코크는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며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했지만, 2024년 매출이 4,0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마트 측은 "올해 200여 개의 신제품을 출시해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PB 브랜드 통합…판매량 확대 목표
홈플러스는 기존 PB 브랜드인 '시그니처'와 '심플러스'를 '심플러스'로 통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PB 제품의 매출 신장률은 5%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10%대로 증가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1,400여 종의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2,0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PB 제품 라인업 확장
롯데마트 역시 PB 브랜드 강화를 위해 신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요리하다'(가정간편식)와 '오늘좋은'(생활용품) PB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 수를 늘리고 있으며, 전체 PB 제품 수는 2,000여 종에 달한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 PB 제품 비중 30% 육박…치열한 경쟁
편의점 업계에서도 PB 제품이 중요한 매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CU와 GS25는 PB 제품의 매출 비중이 30%에 달하며, 각각 ‘득템시리즈’와 ‘리얼프라이스’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CU의 득템시리즈는 라면, 계란, 티슈, 즉석밥 등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 론칭 이후 총 5,000만 개가 판매되었으며, 그중 3,000만 개는 지난해 판매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PB 제품의 매출 신장률도 21%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 신장률(6%)을 크게 웃돌았다.
GS25는 GS슈퍼마켓의 초저가 PB 브랜드 ‘리얼프라이스’를 확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최근 리얼프라이스 닭가슴살의 가격을 2,300원에서 1,800원으로 약 20%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올해 냉장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PB 제품 확대가 가져올 변화는?
PB 제품의 확장은 유통업체들에게 고객 유입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NB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PB 제품은 유통업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이기 때문에 충성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PB 제품은 NB 상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통업체들은 PB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가성비 선호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B 시장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