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재 신발’이라는 놀림을 받던 일본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ASICS)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앞세운 전략이 통하면서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 주가 2년 만에 3배 성장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아식스의 주가는 1년 전 2660엔에서 최근 4182엔까지 치솟으며 57%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불과 2년 만에 1조 엔에서 3조 엔으로 세 배나 늘었다. 단순한 반짝 인기가 아닌, 실적 호조가 뒷받침한 결과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8000억 엔, 순이익은 36% 늘어난 870억 엔이 예상된다. 애초 2026년 목표로 잡았던 영업이익 1300억 엔 달성을 올해 앞당길 가능성이 커졌다.
■ ‘오니츠카 타이거’로 이미지 반전
아식스의 반전 드라마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오니츠카 타이거’가 있었다.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와 파리 샹젤리에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대표 모델인 ‘멕시코66’ 한정판은 줄을 서도 구하기 힘들 정도다.
SNS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즐겨 신는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힙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프라다·구찌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치 있는 브랜드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 러닝 열풍과 기능성으로 승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러닝 인구가 급증한 것도 아식스의 부활에 힘을 실었다. 나이키가 컬러와 디자인 중심의 한정판 마케팅에 몰두하는 사이, 아식스는 ‘C프로젝트’라 불린 재건 전략을 통해 육상 대회에서 기능성을 입증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했다.
■ 목표는 ‘영업이익률 20% 클럽’
도미나가 미쓰유키 아식스 사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 판매 채널 재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2029년까지 매출 1조 엔, 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업계 최상위권인 미국 데커스 아웃도어(호카 브랜드 보유)와 맞먹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