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이 인도와 중국을 다시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국경 충돌 이후 냉랭했던 양국 관계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반면, 미국·일본·호주·인도가 참여하는 쿼드(Quad) 협의체는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7년 만에 중국 찾는 모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달 말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양자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2020년 라다크 국경 충돌 이후 얼어붙었던 관계가 5년 만에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행보는 의미가 큽니다. 모디 총리가 중국을 직접 찾는 건 무려 7년 만이기 때문입니다.

■ 미국과는 관세 전쟁

반면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초 인도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 뒤, 예정됐던 무역협상단 방문마저 무산됐습니다. 미국은 이달 말 추가 관세까지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쿼드 정상회의도 불투명해졌습니다. 미국의 대중 포위망이 약화되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 파키스탄 변수까지 겹쳐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파키스탄’ 행보도 인도의 반발을 키웠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비공개 회담을 했고, 대규모 석유 매장지 공동개발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9월에는 파키스탄 직접 방문까지 예고했죠.

파키스탄과 국경 분쟁을 겪은 인도로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인도 정부는 이미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을 보류하고, 러시아 Su-57 전투기 구매 검토에 나선 상태입니다.


■ 전략적 밀착, 오래 갈까?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중·인 밀착이 장기적 동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봅니다. 국경 분쟁으로 쌓인 불신이 깊고, 지역 패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인도의 갈등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 압박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차단 목적이 큰 만큼, 우크라 휴전이 성사된다면 갈등 강도는 크게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정리하면,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의도치 않게 중국과 인도를 다시 묶어 세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밀월’이 오래 갈지는 미지수입니다. 결국 세계 질서를 흔드는 결정적 키는 우크라 전쟁의 향방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